도쿄행의 계기를 만들어준 사람
제2화에서는 백수로 지내다가 전화 한 통으로 이시가키섬에 가게 된 이야기를 썼어요. 이번에는 그 이시가키섬에서 지내는 동안 만난 어떤 분 이야기예요. 지금의 저로 이어진 인연을 따라 올라가 보면, 결국 이분에게 닿아요.
이시가키섬에서 만난 「어떤 분」
그분은 원래 미타카에서 미용실을 하시던 여성이었고, 그때 50대쯤이셨던 걸로 기억해요. 꽃가루 시즌만 되면 알레르기가 너무 심해서 피하려고 이시가키섬에 오게 됐대요. 그런데 "어차피 매년 올 거라면" 하면서 이시가키섬에도 미용실을 내 버리셨어요. 정말 행동력이 넘치는 대단한 분이에요.
저는 그 가게의 손님으로 이분을 알게 됐어요. 정말 그게 전부인 만남이었는데, 그때부터 지금까지 계속 신세를 지게 될 줄은 그때는 생각도 못 했어요.
「도쿄에서 한번 해 보면 어때」라는 한마디
이시가키섬에서 통기타를 치면서 음악 활동을 하던 때였어요. 그분이 문득 "기왕이면 도쿄에서 해 보는 게 어때?" 하고 말해 주셨어요.
놀라운 건, 그게 정말 그냥 한마디로 끝나지 않았다는 거예요. 도쿄에서 살 집까지 구해 주셔서, 저는 거의 빈손으로 도쿄에 오게 됐어요. 짐도 돈도 거의 없이요. 지금 생각해도 이렇게까지 해 주신 게 그저 감사해요.
도쿄에 온 뒤에도 이어진 인연

도쿄에 온 뒤에도 이분과의 인연은 자연스럽게 이어졌어요. 같이 차로 교토까지 여행을 간 적도 있고, 무슨 일이 있을 때마다 신경 써 주셔서 정말 여러 가지로 도움을 받았어요. 이시가키섬에서 잠깐 만난 걸로 끝나지 않고, 도쿄 생활에서도 계속 힘이 되어 주신 게 지금도 고마워요.
그리고 도쿄에 온 지 얼마 안 됐을 때, 아직 아르바이트로 겨우겨우 먹고살던 시기에 그분이 "한국어, 공부해 보는 게 어때?" 하고 말씀하셨어요. 가볍게 수다를 떨다가 나온 말이었던 것 같아요. 이 한마디가 없었다면 저는 한국어를 배우기 시작하지도 않았을 거예요. 그랬다면 교회를 만나지도 못했을 거고, 지금 이렇게 인도네시아로 떠나려고 하지도 않았을 거예요.
지금 돌아보며 생각하는 것
"이시가키섬 가게의 손님"이라는 아주 작은 만남에서 시작된 인연이 도쿄행을 밀어 주고, 살 집까지 구해 주고, 그리고 한국어라는, 그 뒤의 인생을 크게 바꾼 계기까지 주었어요. 그때는 하나하나가 그렇게 큰 의미가 있다고 생각하지 못했는데, 돌아보면 지금의 저로 이어진 길은 이분과의 만남에서 시작됐더라고요.
다음 회에는, 그 한국어가 어떻게 교회와의 만남으로 이어졌는지, 도쿄에 온 지 1년째 되던 때의 이야기를 써보려 합니다.
※이 글은 연재 제3화예요. 제1화(다이제스트 버전)・제2화는 이쪽에서 읽어 보세요.